6월14일 구름낀 하늘. 기온은 서늘.
알프스 자락, 크란스카고라에 있는 스키 리조트 'Hotel Kompas'의 아침이 밝았다.
멀리 보이는 산에 걸친 구름과 가까이 보이는 초록빛 나무들이 어제의 피곤을 날려보내고 싱그런 기분을 갖게해 준다. 아, 오늘은 뭔가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은 들뜬 기분.
여행자들 사이에 “ 유럽을 단 한 번에 여행하는 방법은 슬로베니아를 보는 거다. 스위스 알프스의 대자연, 체코 프라하의 고풍스런 분위기, 로마의 낭만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 유럽의 온갖 아름다움을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오늘의 일정 (슬로베니아)
크란스카고라(Kranjska Gora) → 블레드(Bled) → 루블랴나(Ljubljana) → 포스토이나 (Postoina) → 세자나 숙박
슬로베니아
발칸반도에 펼쳐진 녹색평원, 슬로베니아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헝가리와 크로아티아에 둘러싸인 우리나라 면적의 1/5(20,270㎢)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이지만 국토의 절반 가까이가 숲으로 덮여 있다.
6세기 이후부터 슬라브 민족이 거주하기 시작하였던 슬로베니아는 1919년부터 1992년까지 공산권 국가인 유고슬라비아를 구성하였던 여섯 국가 가운데 하나였으며, 80년대 이후 오랜 분쟁과 종족 간의 갈등, 내전의 아픔을 딛고 1991년6월25일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하였다. 인구는 약 200만 명이며 수도는 류블랴나(Ljubljana).
2004년 5월1일 유럽연합(EU)에 가입해 경제, 사회적으로 개방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에서 육로로 입국 시 국경을 검문 없이 통과할 수 있다. 유로화 사용.
유고 내전이 맨 처음 시작된 곳이 슬로베니아. 1990년대 들어 소련 공산당이 몰락하고 동구 공산권 국가들도 차례로 쓰러지자 1991년 6월 슬로베니아는 사회주의 유고 연방에서 맨 먼저 탈퇴해 독립을 선언. 세르비아공화국을 주축으로 한 유고 연방군은 즉시 슬로베니아에 군대를 보내 공격했지만 불과 열흘 전투 끝에 물러나 독립을 인정한다. 슬로베니아인이 인구의 85%를 차지하고 세르비아인은 2%밖에 안 되는 슬로베니아의 독립을 말릴 명분이 없었기 때문. 그래서 슬로베니아는 몬테네그로 다음으로 유고 내전의 참화를 피한 나라가 되었다.
크란스카고라 → 블레드. 1시간 소요.
블레드는 슬로베니아 최고의 힐링 여행지. 호반 휴양지.
블레드 섬이 있는 블레드 호수
알프스 만년설이 녹아 흘러들어 만들어진 블레드 호수는 ‘줄리안 알프스의 진주’라고 불린다.
둘레 6Km의 작은 호수이지만 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호수 둘레를 한 바퀴 걷는데 2시간이 걸린다.
플레트나(Pletna)
블레드 호수 에 있는 블레드 섬으로 가려면 '플레트나'라는 배를 타고 가야 한다.
18세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전통 배로, 역사가 오래된 만큼 배를 운행하는 뱃사공의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한다. 이 지역 출신의 남자들만이 이 배를 운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블레드 호수에 운영되고 있는 플레트나는 23척뿐이다. 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던 18세기 합스부르크 가문은 블레드 호수가 시끄러워지는 걸 원하지 않아 23척의 배만 허가를 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배의 뱃사공 분은 우리나라 TV, 세계테마기행에도 나온 적이 있다는 ..... 유명인사(?)
10분 정도 배를 타고 99개의 계단이 있는 블레드 섬에 도착.
신혼부부가 성모승천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는 신랑이 신부를 업고 이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가는 동안 절대 입을 열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성모마리아승천성당
옛날에 이 지역에는 다신교가 우세하였으나 745년 주민들의 종교가 이교도에서 천주교로 바뀌게 되었다.
옛 슬라브의 사랑의 여신, 지바의 사원이 있던 자리에
1465년 고딕 형식의 성당이 세워졌으며, 성당 건물 옆에 따로 52m 높이의 종탑이 세워졌다.
지금의 바로크 건축양식 성당 모습은 17세기 중반에 성모마리아 성당과 99개의 계단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졌다.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면 신랑은 신부를 업고 올라가야 한다.
(슬로베니아 안내 사이트에서 발췌)
http://www.bled.si/en/what-to-see/natural-sights/the-bled-island
입장료 : 6유료
중앙 제단.
중앙에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조각상이 있고,
양옆으로 기부자 헨리2세와 그의 부인 Kunigunde가 호화롭게 조각되어 있다.
(중앙 제단에 聖人이 아닌 사람을 조각으로 모셔도 되는 건가? 글쎄~~)
중앙 제단 양쪽 벽에는 예수의 일생을 그린 프레스코화가 일부 남아있다.
성당 입구 쪽 벽에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 장면을 그린 그림들이 걸려있다.
소망의 종
중앙 제단 앞에는 '소망의 종'을 울리는 줄이 내려져 있다.
종을 세 번 치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1534년 이탈리아 북부 파도바(Padova) 출신인 Francesco가 만듬.
소원의 종에 얽힌 이야기
옛날에 블레드 성에 남편이 강도에게 죽임을 당해 호수에 버려진, 젊은 미망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슬픔에 잠겨, 남편을 추도하기 위해 갖고 있던 금, 은을 모아 종을 만들어 블레드 섬에 있는 예배당에 달려고 했다. 그러나 종을 섬으로 운반하던 도중 폭풍을 만나 종과 배, 뱃사람들은 모두 호수에 가라앉아버렸다. 절망에 빠진 미망인은 그녀의 재산을 팔아 섬에 새 교회를 짓는데 내어놓고, 블레드를 떠나 로마에 가서 수녀로 남은 생을 살았다. 그녀가 죽은 후 16세기 초, 교황은 그녀의 불운했던 삶과 수녀로 사는 동안에 한 선행에 대해 듣고 그녀를 기념하기 위해 새 종을 만들기로 했다. 교황은 누구라도 이 종을 세 번 치며 하나님을 믿으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 http://www.bled.si/en/what-to-see/natural-sights/the-bled-island
(소망의 종에 관한 이야기는 약간씩 다르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슬로베니아 안내 사이트에서 가져옴)
'소망의 종'을 치는 줄 아래쪽 바닥에는 9-11세기 유적의 흔적이 있다.
1962-1965년 발굴.
성당 마당과 부속 건물들.
기념품 가게도 있다.
기념품 shop
섬을 한바퀴 돌 수 있는 산책로.
맑은 호수와 그 안의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걸으니 어느새 한 바퀴 휘리릭~~
섬으로 들어갈 때 타고 갔던 배가 다시 데리러 온다.
플레트나를 타고 Vila Bled에서 내림.
Vila Bled
옛 유고 연방의 티토대통령의 별장이었고,
유고연방시절 김일성이 이곳에 반해서 일정을 미루고 이곳에 1주일을 더 묵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블레드 호수 주변 풍경들
호수 주변에는 지금은 호텔로 사용되고 있는, 1850년대 별장들이 많이 있다.
호수의 북동쪽에 있는 마을에는 온천이 나온다.
이 온천수는 호수 주변에 있는 Grand Hotel Toplice, Park and Golf hotels의 수영장에 공급된다.
블레드 성
블레드 호수와 섬, 그리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호수 위로 우뚝 솟은 절벽에 세워진 블레드 성이다.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이곳은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결혼 장소로 여겨졌고,
또한 외교적으로 중요한 국가 행사 장소로 사용되었다.
12세기에 세워진 블레드 성은 지금은 소장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도 쓰인다.
성 인쇄소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인 손으로 하는 인쇄술을 체험해 볼 수 있고,
성에 있는 포도주 저장실에서는 포도주를 병에 담고 밀랍으로 병을 봉인해 볼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그밖에 타워 갤러리, '꿀벌의 집'이라는 양봉제품 가게와 카페, 레스토랑, 대장간 등이 있다.
여름 시즌에는 성의 영주를 만나거나 양궁 경기도 볼 수 있다.
블레드 성은 과거 유고슬라비아 왕족의 별장으로 쓰이기도 했다.
매표소 앞에서 보는 율리언(쥴리앙) 알프스와 블레드 풍경.
(이곳 사람들을 알프스를 율리언 알프스라 부른다. 율리어스 시저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함)
블레드 성 티켓
블레드 성의 첫 번 째 마당
오른쪽에 우물이 있고, 왼쪽에 15세기 인쇄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성 인쇄소(붉은 천막)가 있다.
옛 인쇄술로 인쇄한 종이를 붙여 놓고, 체험해 보라는 안내?
첫 번 째 마당에서 계단을 올라가면 카페가 보인다.
두 번 째 마당에서 보는 블레드 호수
세 번 째 마당. 블레드 성의 메인 건물.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
청동기시대부터 현재까지의 블레드 지역의 역사에 관해 전시해 놓았다.
동전제조기
유로화 동전을 주면 망치 같이 생긴 것으로 꽝! 쳐서 블레드 성 방문 기념 주화로 만들어 준다.
이 지역에서 나온 유물들을 전시.
1011년 5월. 독일 하인리히 2세가 이곳의 땅을 사서 브릭센 지방 주교 아델베론에게 주었는데,
주교는 이 땅을 관리하기가 어려워 1400년 대에 이 고을 영주에게 맡겼다고 함.
주교가 영주에게 관리권을 넘겨주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여자의 유골까지 전시하고 있네.
발굴된 여자의 묘에서 나온 유물들
이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의 모형
갑옷과 칼들도 전시
19세기에 스위스 내과 의사인 아놀드 리크리(Arnold Rikli)가 이곳에서 미온수를 이용한 수치요법(水治療法 /물 또는 광천수를 마시거나 목욕을 시켜 질병을 치료)을 시행하여 환자들을 고쳤다.
1856년 이곳에 철도가 들어오면서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20세기 초에 블레드 호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중부 유럽의 옛 왕국. 1867-1918)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강 휴양지로 여겨졌으며, 2차 세계대전 후에는 국가의 중요한 영빈관의 하나로 사용되었다.
내과 의사인 아놀드 리크리가 사용하던 방과 수치요법에 사용했던 욕조.
성 안에 있는 16세기 예배당
이것으로 아름다운 블레드를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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