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우리나라

양양 - 지중해풍 리조트 ‘쏠비치’

yolo28 2013. 3. 7. 19:16

2013.02.17-02.19

쏠비치 호텔 & 리조트

 

 

 

 사촌 동생이 카톡으로 물었다.

언니, 어디야?’

, 동해안 쏠비치에 와 있어.”

, 거기 좋다던데…..?”

 

 

누가 그랬던가? “포르노가 뭐냐고 정의하라면 못하지만, 보면 안다."고.

대명리조트 체인의 하나인 양양 쏠비치 호텔 & 리조트 (Sol Beach Hotel & Resort). 지중해 해양 리조트풍으로 태양이란 뜻의 Sol과 해변이란 뜻의 Beach의 합성어로 태양의 해변이란 의미를 담고 있단다. 회사측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말라가 항구 Costa Del Sol (태양의 해변) 주변 건축물을 모티브로 해서 지었다고 얘기하지만, 그런 것 몰라도 척 보면 알겠다. 남 지중해풍이다.

 

 

 

 

이태리 가곡 오 쏠레미오에서의 ’, 아랑드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의 '을 따오지 않더라도 달력 사진이나 영화 등에서 수없이 봤던 하얀 벽, 빨간 지붕과 그 앞으로 탁 트인 바다가 거기 있었다.

가보진 않았지만 신안군 증도에 있는 엘도라도 리조트도 이런 분위기라던데 그 친구 말로는 쏠비치가 두어 수 위라 하더라. (사실 여부는 엘도라도에 가 본 다음에 검증하기로 하고. 그러고 보니 요즘 웬만하면 지중해풍이다. 서귀포 중문단지 호텔 신라, 통영에 지었다는 ES콘도가 그렇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5층짜리 둥근 지붕 호텔 건물을 중심으로 빙 둘러 나직한 저택풍의 콘도를 배치해 놓은 전체 레이아웃이나, 천장 꼭대기까지 오픈 되어 있는  호텔 내부의 격조 넘치는 인테리어, 더하여 필리핀 가수의 라이브 공연까지 대하다 보면……첫눈에 , 이거 괜찮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아마 사촌 동생도 건너건너 그 소문을 들었던 게다.

나도 들은 건 있다. 스페인풍 느낌을 극대화 한다고, 저 바르셀로나 구엘 공원에 있는 가우디류의 벤치까지 설치해 놨다는 얘기를. (스페인 여행하며 구엘 공원에 갔을 때 가우디 건축에 감탄하고 온 적이 있어 호기심도 생겼거든)

 

 

 

 

봄기운이 들까 말까 하는 2월 하순에, 23일 짬을 내어 쏠비치에 갔다.

강릉과 속초 사이 중간쯤에 위치해 있으니 인제, 미시령을 거쳐 속초에서 내려와도 좋지만,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 대로 영동고속도로, 강릉, 동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 하조대 J.C에서 빠져 나왔다. 평일 낮 시간이라 그런지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있어서 가는 길에 거침이 없다. 양양국제공항 옆 소로를 10여 분 더 달렸다.

 

무슨 2월 비수기 평일에 콘도는 방이 남은 게 없다냐? 봄방학 기간이라 그런가? 아님 쏠비치가 인기 있는 탓인가? 할 수 없이 호텔에 여장을 풀긴 하는데……그것도 설악산이 보이는 온돌방만 남았단다. 다음날에는 객실에 여유가 있으니 해변이 보이는 침대방으로 옮겨주겠다고…… 22천원 더 내야 한다지만, 여기까지 와서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아니 자보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시설? 명색이 무궁화 6개 호텔인데...... ~!

 

 

 

 

어스름한 저녁. 내일 녹아버릴 것 같은 눈이지만 그래도 그 밤이 춥다고 뿌려 앉는다.

바다가 보이는 호텔 안마당을 휘휘 돌아 보았다. 정원 가운데 가우디풍의 건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밤 바닷바람이 격한 파도소리만큼 만만치 않다. 가우디의 벤치는 어디 있담? 괴기스런 사람모양으로 꾸민 타일 벽은 보이는데…… 내일 밝을 때 찾아보기로 하고, 우선 저녁밥을 먹자.                

 

 

 

 

 

 

호텔 로비 아래층에는 4, 5만 원하는 엘~뭐라 하는 뷔페가 성업 중이다. 그러나 오늘은 뷔페가 안 땡긴다. 앉아서 서빙을 받고 싶다. 옆에는 또 '엘~비노'라 하는 스페인식 레스토랑이 있는데 손님이 별로 없었다. 말은 스페인식이라지만, 메뉴는 스테이크, 파스타, 피자 등등으로 양식 짬뽕……나는 의지 있는 배달 민족의 후예……'송이'라는 한식 퓨전 식당에서 황기 고등어 구이를 주문했다. 큼직한 고등어가 비린내도 없고 입에서 살살 녹을 뿐 아니라 곁들여 나오는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저녁을 마치고 지하에 있는 몰(mall) 탐색….. 편의점이 있고, PC, 노래방, 애들 놀이방, 마사지 룸, 그러나 메인 시설은 아쿠아 월드와 사우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하 몰 가득 견디기 힘든 습기가 차 있다. 숨 쉬기가 싫을 정도다. 옥에 티랄까? 제 때 제 때 잘 배출, 환기 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순식간에 카메라 렌즈에 뿌옇게 김이 서려버린다. 얼른 점퍼 속으로 카메라를 집어 넣었다. 큰 맘 먹고, 거금 주고 산 카메라에 습기라도 들어갈 새라.

 

 

1층 홀 가운데 있는 로비 라운지, '라 플라야'. 자리는 명당인데 빈 좌석을 메우는 건 앞서 말한 필리핀 계 나 홀로 여가수의 박수 없는 노래 소리 뿐. 그 많은 투숙객들은 다들 어디에?

 

 

 

 

       둘째 날 아침, 5층 꼭대기, 바다가 제대로 보이는 침실방으로 옮겼다. 전망이 따봉!

한때 '동해안' 하면 낙산비치 호텔을 떠올렸었는데, 이젠 쏠비치에게 꼬리를 내리게 되겠구나.

 

 

 

 

 

아침은 칠갑농산에서 나온 인스턴트 떡국으로 때우자. 뜨거운 물 붓고 4, 5분 기다리면 담백하고 제 맛 나는 떡국이 된다. 반찬은 집에서 가져온 김치 한 가지이지만 맛은 꿀맛이다. 강추! 조식을 해결하고 드디어 가우디 벤치를 찾아 나서는데,  해변으로 나가는 쪽에 있는 이스탄샤 C동에 카페가 보였다. 카페 다비도프(Davidoff). 우선 모닝 커피 한 잔을 마셔줘야지(이미 모닝은 지났지만 오늘의 첫잔이니 모닝 커피다). 다비도프는 유명한 남성 악세서리 - 담배, 가방, 벨트, 라이타, 커피 등등이 나오는 브랜드. 아메리카노를 시키면서 궁금해서 매니저에게 물었다. 이 다비도프 상호를 쓰는데 로열티를 내시냐고……약간 비켜간 답변이다. 다비도프 원두를 사용하기에 그리 썼다고……브랜드 원두를 쓰면 이름도 같이 묶어 주는가 보다. 

 

 

 

 

 

 

 

 

 

 

 

 

 

 

 

 

 

 

 

 

 

 

 

 

 

 

 

 

 

 

 

어제밤에 보았던 가우디풍 조형물들이 환한 낮이 되니 아주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어둠이 주는  신비감이 훤하게 벌거벗긴 느낌?

 

 

 

 

 

계단을 따라 내려가, 해변가 산책로로 나간다. 동해 바다는 어느 때 봐도 가슴 하나는 제대로 트이게 해준다. , 바로 여기 있었네. 가우디풍 벤치가. 몇 사람에게 물어봤지만 모두 모른다 해서 어떻게 찾을까 막막했는데……(홍보가 필요해! 안내 표지판이라도 세워두던가) 예의 가우디풍 타일 벤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스페인 구엘 공원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옛친구를 만난 듯 은근히 반갑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다른 풍광까지 몇 커트 사진을 더 건지고……

 

 

 

 

 

 

 

 

 

 

 

 

 

 

 

 

 

 

  

 

  

 

 

 

 

 

 

 

 

 

 

 

 

 

 

 

 

 

 

200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구엘공원에 갔을 때......

 

 

 

 

 

 

 

 

 

 

 

 

 

 

 

 

 

 

 

 

 

 

 

 

 

 

 

 

 

 

 

 

 

 

 

 

 

 

 

 

 

 

 

 

 

 

 

 

 

 

 

 

 

 

 

 

 

 

 

 

 

 

 

 

 

 

 

 

 

 

 

 

 

 

 

 

 

 

 

 

 

 

 

 

 

 

 

 

 

 

  휘리릭 필름을 빨리 돌려서 그날 저녁.

   동해까지 왔으면 회도 한 접시 맛을 봐줘야 하잖아? 오전에 해변 산책로에서 봤던 호텔 북쪽에 있는 동네로 애써 찾아갔지만 헛걸음. 간판은 있는데 장사는 안 한다. 개점 휴업? 이럴 때를 대비해 미리 검색해 둔 횟집이 있지요. 리조트에서 나가 왼쪽(남쪽)으로 가다가, 좌회전 하시라! 쏘옥 들어가면 거기 수산항이 나온다. 횟집 네댓 집이 물고기가 든 어항을 가게 앞에 진열하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동네를 쭉 둘러본다. 제철이 아니라 그런가? 담아둔 생선이며 해물 머릿수가 옹색하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게 해녀횟집’. 해물도 다른 집보다 그득하고 여주인이신 해녀가 직접 따오는 자연산만 취급한다나? (해녀와 달리 제대로 된 잠수복을 갖추고 더 깊은 바다에서 문어, 해삼 등을 따오는 해남(?)머구리라 하던데...... 속초 아바이 마을엔 머구리 횟집도 있었다) 살림집을 겸해서 영업을 하는지 졸망졸망한 어린 손녀딸내미들이 홀 안을 오가지만……이 집으로 결정.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다. 여주인 해녀가 직접 따와서 팔기 때문에 양도 딴 집보다 많이 준다는 자연산 전복에 해삼, 멍게, 가리비, 메인 접시의 싱싱한 회, 더하여 매운탕까지……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도시의 가공식으로 멍든 위를 한껏 놀라게 했고.

 

         날이 저물어 어두컴컴한 여행지, 오가는 사람 드물어 스산한 수산항구 한 횟집에서, 마지막 밤은 저 홀로 그렇게 깊어갔다.

 

 

 

양양 쏠비치 호텔 : http://www.daemyungresort.com/asp/resort/solbeach/main.asp 

 

 

 

해녀횟집 소재지 :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수산리  (033)672-1800

 

 

양양-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http://blog.daum.net/antique28/69

양양- 낙산사 http://blog.daum.net/antique28/71

양양- 푸른 바다와 걸을 수 있는 해파랑길 41코스 http://blog.daum.net/antique2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