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8(토)
예류(野柳) → 진과스(金瓜石)→지우펀(九份)→코스모스호텔(天成大飯店) 체크인
→이병휘 마사지(李炳輝足體養生館)
지우펀(九份)
진과스를 출발할 때는 이미 어둑어둑.
비만 안 왔어도 괜찮을 텐데......
평소에 비 오는 걸 좋아했는데,
남의 나라에서,
그것도 시간에 쫓기다 보니 비가 참 거추장스럽다.
진과스에서 지우펀까지는 아무 버스나 타고 5분 정도? 사람들이 우루루 내릴 때 따라 내리면 된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세븐일레븐' 오른쪽에 있는 골목이 '지산제(基山街)'.
여기에서부터 '지우펀 돌아보기' 시작.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좁은 골목을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걷고 있다.
주말에는 관광객이 더 많다더니, 오늘이 토요일이라 그런가?
드라마 '온에어'에서 지우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참 아름답게 봤던 터라
지우펀에 가면 어디에서 밥을 먹고, 어디에서 차를 마시고......
계획은 거창했으나 좁은 골목을 우산 쓰고 사람들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 보니
밥이고 차고 다 필요없고
그냥 한 바퀴 얼른 돌고 타이베이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
지우펀의 상징인 홍등을 보겠다고 일부러 저녁시간을 택해 갔건만
홍등은 주변 상가들의 불빛에 힘을 쓰지 못하고,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빛을 잃고 있었다.
오히려 낮에 갔다면 홍등이 더 드러나 보였을 것 같은 느낌.
카페 레스토랑 '九重町'
주다오 버스정류장(세븐일레븐 있는 곳)에서 도보 5분. 基山街29號.
1층은 카페 레스토랑이고 윗층은 공인 민박집인 주종딩커잔(九重町客棧)
이곳에서 저녁을 먹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갔으나,
계속 내리는 비에, 아침부터 부지런히 걸어다녀 슬슬 몰려오는 피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력을 뺏어가는 밀려가는 인파들......때문에 식욕도 잃어버렸다.
한국 사람들에게 유명한 오카리나 가게
왕 오징어 튀김
그 많은 길거리 음식 중 지우펀에서 사 먹어본 유일한 것.
블로그 이곳 저곳에 맛있다고 포스팅된 걸 봤기 때문에 하나 사봤다. 100NT$
내 손가락보다도 더 굵은 오징어 두께. 먹음직스럽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이 되는지,
우리나라의 오징어에서 맛볼 수 있는 짭쪼름하면서 씹을 수록 단맛이 나는 쫄깃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가 없다.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그냥 아무 맛도 안 나는 말랑말랑한 오징어튀김이었다.
왜 다들 맛있다고 했는지, 알쏭달쏭.
지우펀의 전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
불이 켜진 마을을 우산 쓰고 내려다보는 정취도 괜찮은데!
1989년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지우펀.
골목을 지나다 비정성시에서 나왔던 곳 발견. 반가움!
(영화 촬영지에는 안내판이 붙어있다고 들었는데 우산을 쓰고 있어 그런 것 찾아볼 여유는 없었다.)
<비정성시의 장면>
영화에서 조선루(朝鮮樓)라는 간판이 붙은 집이 현재의 何妹茶樓?
지우펀(九份) 의 유래
‘아홉 구 九’를 중국에서는 지우라고 읽는데 원래 이 마을에는 9가구가 살고 있었다. 너무 꼬불꼬불한 산길에 깊숙이 있는 산골 동네라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아서 1가구씩 아래 시내나 장에 갈 때마다 물건을 꼭 9개씩 사왔기 때문에 지우펀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에 찻집이 즐비하고,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은 아기자기하여 마치 그림처럼 아름답다. 골드러시가 일었던 도시 지우펀은 폐광과 함께 쇠퇴했지만 영화 <비정성시>, 드라마 <온에어>의 무대로 주목받으면서 연일 관광객이 붐비는 곳으로 도약했다.
산의 사면에 형성된 주펀은 등고선을 따라 길이 2개 나 있다. 금광시대 광차가 다니는 길이 남아 있는 곳으로 지산제(基山街)와 칭볜루(輕便路)다.
- 지산제(基山街) : 지우펀에 내려서 사람 많은 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지산제라는 거리가 나오는데 홍등이 켜진 골목에 상점들이 줄서 있다. 먹거리, 간식거리가 많다.
7-11옆길, 지산제(基山街)-지우펀 라오지에(老街)를 따라 걸어보고, 지산제 끝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는 지우펀 야경이 아름답다.
- 수기로(竪崎路, 수치루) : Jiufen Suchi Rd. 지우펀에서 가장 낭만적인 거리. 홍등거리. 지산제를 따라 걷다보면 오른쪽에 계단과 엄청난 인파가 보이면 바로 거기가 수기로다.
지우펀에서 가보려고 생각한 곳은 많이 있었지만,
우린 골목 한 바퀴 돈 걸로 만족하고 타이베이로 돌아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비 오는 캄캄한 낯선 버스 정류장에서 언제 올 지도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친구에게 물었다.
"루이팡으로 가서 기차 타고가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거야. 기차 타고 갈까?"
옆에서 우리 대화를 듣고 있던 커플 중 남자가 물었다.
"기차표 예약 했어요?"
"아니요, 예약 안 했지만 탈 수는 있을 걸요."
"혹시 택시 같이 타고 가지 않으실래요?"
"와, 그럼 좋죠."
택시를 잡아 타고 기사에게 타이베이까지 요금을 물었다.
미터기도 누르지 않고 그냥 달려가니, 바가지 쓰는 건 아닌가 하는 약간 불안한 마음에.
"1,200NT$" 지우펀에서 타이베이까지 공정 가격인 모양.
그럼 600NT$씩 내면 되니 23,000원 정도!
우리에게 말을 걸어준 커플, 고마워요. 덕분에 편하게 올 수 있었어요.
타이베이 역 건너편, 시저파크 호텔 앞,
지우펀에서 출발한지 50분만에 도착.
시저파크 호텔에서 아침에 맡겨놓은 가방을 찾아
오늘밤에 묵을 코스모스 호텔로......
<들러보지는 못하고 아쉽게 돌아왔지만 지우펀에서 들러보려고 생각했던 곳들>
阿柑姨苧園(아간이위위엔)
토란 떡. 사진 보니 기다리는 줄은 긴데 매력적이진 않음. 한 그릇 40元.
新北市 端芳區 竪岐路 5號. 09:00-21:00.
지산제를 걸어가다가 수치루를 만나는 곳에서 위로 올라가면 초등학교 밑에 이 집이 있다.
위위안(苧圓) 전문점. 가게 앞에서 금방 만든 위위안의 맛은 부르럽고 쫄깃쫄깃.
주펀차팡(九份茶房/구분차방)
주다오 버스정류장에서 지산제, 수치루를 지나 바로 있다.
基山街 142號. 과거 유명인의 집을 새롭게 단장한 중후한 건물.
드라마 <온에어>에서 송윤아와 이범수가 다정히 차 마시던 곳.
오래된 가옥을 리노베이션한 이곳은 쥬펀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
<온에어>드라마 촬영 장소로 입구에 포스터가 붙어 있으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옥상에 오르면 주펀의 구불구불한 골목과 돌계단뿐 아니라 가파른 산자락까지 둘러볼 수 있다.
지하 1층에 있는 판매대에서 차와 다기, 기념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昇平戱院 (셩핑씨위엔, 성핑극장)
1927년 지어진 당시엔 최대 규모의 극장이었다고 함. 무료 영화 상영.
우판컹(五番坑)
과거 금광의 갱도 입구였으며, 갱도 입구까지 칭볜루(輕便路)가 이어져 있다.
광차가 지나다닌 흔적.
근처에 주펀금속박물관(08:00-17:00 연중무휴. 입장료 100원)이 있다.
센과 치히로 카페 (何妹茶樓, あめおちゃ)
지산제에서 수치루를 내려가서 바로 오른쪽.
端芳區 崇文里 市下巷 20號.
영화 <비정성시>를 촬영한 이후로 더 유명해진 찻집.
수치루 계단을 내려가면 <비정성시> 포스터와 함게 멋스러운 찻집을 찾을 수 있다.
영화 촬영 명소이자 전망도 훌륭해 많은 관광객이 찻집 2층에서 사진만 찍고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평일 09:00-20:00, 주말 09:00-23:00. 지산제 버스정류장에서 도보 10분.
*구이화차주(柱花茶酒): 술을 우롱차와 섞고 금목서꿀을 넣은, 이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술.
찻잎이 들어간 떡(茶餠) 등 디저트 종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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